중동發 4중 악재…주택 매수 시점 재는 실수요자에 '경보'
전국 주택경기전망 25.3p 급락 63.7…전년比 21.8p 낮아, 지방은 기준선 절반 수준까지 추락
박동혁 기자
dhpark@k-buildnews.com | 2026-04-14 14:22:37
[한국건설경제뉴스=박동혁 기자]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라면 지금 시장에 네 겹의 경보가 울리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중동전쟁 여파로 유가가 치솟고, 주담대 금리가 연 7%를 넘어섰으며, 정부의 보유세 강화 예고까지 겹치면서 주택 사업자들의 심리가 한달 사이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올 들어 두 달 연속 반등하며 73.2까지 회복됐던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다시 무너졌다. 지정학 리스크가 국내 주택 시장을 직격한 셈이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 사업자 설문을 집계한 결과, 4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63.7로 나왔다. 전월 대비 25.3p 빠진 수치다. 전년 동월(2025년 4월 85.5)과 비교하면 21.8p 낮다. 기준선 100 아래에 머문 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낙폭도 확대된 것이다.
수도권(78.2)과 비수도권(60.6)이 각각 16.7p, 27.1p 하락했다. 서울(87.8)과 경기(76.9)가 각각 12.2p, 23.1p 밀렸고 인천(70.0)도 14.8p 내렸다. 기준선 100을 여전히 넘는 지역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
반면 비수도권 타격은 훨씬 컸다. 광역시(62.6)와 도지역(59.1)이 각각 33.3p, 22.4p 하락했다. 주산연은 "지방은 수요 기반 자체가 취약해 수도권보다 낙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지역별 낙폭 최대 지점은 더 크다. 도지역에서는 충북이 36.4p 추락한 45.4를 기록했다. 기준선(10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광역시 중에서는 울산이 41.2p 빠진 58.8로 내림폭이 가장 컸다. 두 지역 모두 지역 주력 산업의 경기 둔화와 인구 유출이 겹친 상황에서 중동발 악재가 덮친 결과다.
주산연은 "비수도권은 모든 지역에서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 환경도 동시에 악화됐다. 4월 전국 자금조달지수는 16.7p 내린 66.1, 자재수급지수는 17.0p 빠진 79.6으로 전망됐다.
시중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이미 연 7%를 넘어섰다. 5억원을 30년 만기로 빌리면 월 상환액이 약 330만원에 달한다. 불과 반년 전보다 월 20~30만원 이상 불어난 규모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조인 데다, 4월부터 고액 주담대 보증기금 출연요율까지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숨통은 더 좁아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를 때 건축물 건설 생산비는 0.09~0.14% 늘어난다. 중동전쟁 장기화 시 이 압력이 분양가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6.3 지방선거 이후 강력한 보유세 강화 대책을 예고한 점도 심리 위축을 가중시킨 요인이다. 집을 사면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불안이 매수 결정을 미루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산연은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없이는 사업자 심리의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금리·세금·공사비 세 방향의 압박이 동시에 가해지는 지금은, 매수 시점과 자금 조달 구조를 신중히 점검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 한국건설경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