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부실시공 예방 위해 '공공주택 후분양제 의무화'해야"

정책/제도 / 이보미 기자 / 2023-12-04 13:10:46
SH공사, '후분양제 활성화 위한 정책토론회' 성료
후분양제 필요성 공감…공공역할 강화 한 목소리
▲ '후분양제 활성화 위한 정책토론회' 기념촬영 모습. 사진=SH공사 제공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부실시공 예방을 위해 공공주택부터 건축공정 90% 이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지난달 30일 하태경·김병주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공사와 한국지방행정학회가 주관한 '후분양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이같이 주장했다고 4일 밝혔다. 

 

오정석 SH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날 '후분양제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 역할' 주제 발표를 통해 "선분양은 부실시공 발생 시 재시공으로 인해 입주가 지연되거나, 납부한 분양대금이 묶이는 등의 불편을 수분양자도 겪게 된다"며 "검단 아파트 붕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때 수분양자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후분양제는 수분양자가 없어 공급 지연에 따른 투자금 회수 지연, 지체보상금이나 이자 추가 지급, 재시공에 따른 비용 등을 모두 시행사나 시공사가 지게 된다"며 "이에 따라 시공사의 자발적인 안전과 품질 관리를 유도할 수 있고, 소비자는 부실시공 위험과 그에 따른 불안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분양제는 부실시공 사고를 예방할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주 경기대 교수는 '후분양제에 대한 전문가 인식조사' 주제 발표를 통해 "후분양제는 공급 감소,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 건설사 재무 부담 증가 등의 문제점이 상존하기 때문에 공공에서 우선 후분양제를 시행해서 제도 안착에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며 "더불어 정부의 금융·정책 지원이 강화된다면 건설사 재무 구조가 안정돼 주택 시장을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현수 단국대 교수를 좌장으로, 천성희 SH도시연구원장, 송두한 GH도시주택연구소장, 윤세형 IH미래도시연구소장,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 김광림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정책과장, 김경기 MBN 기자 등이 참여했다.

 

천성희 SH도시연구원장은 "SH공사는 2006년부터 후분양제를 도입했고, 현재까지 약 9만 세대를 후분양으로 공급한 결과 구조적인 부실시공이 발생하지 않았고, 아파트 무량판 점검에서도 안전에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울러 소비자 이자부담 감소와 선택권 보호 효과 등이 확인된 만큼 공공의 혁신을 위해 후분양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두한 GH도시주택연구소장은 "후분양제는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 및 보증 제도가 전제돼야만 활성화될 수 있다"며 "선분양 시장에 적합한 현행 금융시스템 하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따.

 

윤세형 IH미래도시연구소장은 "후분양제는 국민에게 안전하고 살기 좋은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공공부분이 선도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그러나 후분양제 도입만으로 현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으므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물량, 금융시장 변수에 따른 사업비 리스크, 주택 품질유지를 위한 건설업 생태계 혁신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주고 사는 아파트를 직접 보고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SH공사, GH공사 등 지방공기업이 후분양제를 시행하고 있는데도 중앙공기업인 LH공사가 후분양을 안 하는 것은 서민 주거안정을 포기하고, 선분양제 투기와 부실시공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은 "더 이상 후분양제 이행을 미뤄서는 안 되며 국토부는 즉시 LH공사의 후분양제 이행을 지시하고, 국회는 민간주택시장 후분양제 의무화가 이행되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좌장인 김현수 단국대 교수은 "일반 거래시장에서는 실물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원칙으로, 주택시장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후분양제 도입을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다만 갑작스러운 도입에 따라 소비자나 공급자의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단계적 도입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최근의 아파트 외벽, 지하주차장 붕괴 등 부실시공 사태로 불안해하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공주택사업자부터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오늘 토론회에 참석하신 각계 전문가께서도 공공주택 혁신 1호로 후분양제가 필수라는 점에 공감해주신 만큼, 하루 빨리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국건설경제뉴스 / 이보미 기자 news@k-buil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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