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들에 '가격 후려치기'...재하도급 주면서 대금 충당 유도
국토교통부 '부정당업자' 지정 노력 계속...수주전에서 외면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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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뉴스 화면 갭처 / KBS 제공 |
[한국건설경제뉴스=이병훈 기자] 감사원의 조사결과 현대건설의 하도급 횡포가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사법 리스크가 불가피한 대형스캔들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조사를 실시한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의 하도급법 위반 소지를 확인했다.
지난 29일 감사원 발표 따르면 현대건설은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 관저에 불법으로 골프 연습 신설을 신축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공사 관련 문서를 조작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하도급업체들에 자행한 '가격 후려치기'가 확인됐다.
현대건설은 하도급 업체들이 제시한 공사비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대통령경호처와 계약을 맺고, 실제 필요한 공사대금을 하도급 업체들이 부담하게 한 후 재하도급을 주면서 대금을 충당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경호처에서 지급받은 액수보다 실제 공사비가 많이 들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하도급→재하도급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동시에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만연했던 현대건설의 조직적 하도급 횡포가 수면위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현대건설의 공사 대납 요구가 하도급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적절한 조치 방안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공정위가 하도급법 등 불공정거래 제재 기분을 전면 손질하며 '봐주기 논란'을 스스로 불식시켰다"며 "광범위한 하도급 조사를 통해 관저공사를 포함한 현대건설의 하도급 비리를 밝혀 현대건설의 하도급 횡포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하도급법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과징금을 관련 매출액의 최대 3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기준을 상향했다.
그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대금 미지급, 부당한 단가 인하, 계약서 미교부같은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공정위의 의지를 나타내는 조치로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시범타자가될 수 있다고 본다.
현대건설 한 하도급 업체 대표는 “현대건설이 계약서를 써 주지 않고 구두로 금액을 약정한 후 일방적으로 금액을 깎거나 타 업체 비용을 우회 지급토록 지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문자, 녹취 등의 자료가 있어 하도급 수사가 진행되면 관련 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은 위법한 상황일수록 구두계약이나 대금 우회지급을 약속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많다”며 “계약서가 없어서 협력 업체들은 용역비 지급이 미뤄지거나 감액되도 법적 보호를 받을 방법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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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공사 계약서 일부. 현대건설은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을 대신 부담할 것을 요구해 해당 업체는 2억에 가까운 손실을 떠안았다 / 세이프타임즈 제공 |
◇2차 종합특검으로 커지는 사법리스크...현대건설 이한우 대표 등 형사처벌 불가피
현대건설은 수사 개시를 앞둔 2차 종합특검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2차 종합특검은 수사 대상에 관저 이전 의혹 사건이 포함시켰고, 현대건설의 수사도 불가피하다.
특히 작년 12월 활동이 종료된 김건희 특검이 윤 전 대통령과 현대건설을 뇌물 혐의 피의자로 적시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이첩한 만큼 강도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현대건설이 영빈관 건설이나 부산 가덕신공항 등 국책사업 수주를 염두에 두고 대가성 공사를 해준 것으로 의심했다.
때문에 법조계 등에서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를 포함한 관련자들의 형사처벌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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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전· 현직 대표이사가 윤석열 대통령 관저 골프시설· 삼청동 안가 공사를 시인해 뇌물공여가 기정사실화 됐다. 사진 좌측이 이한우 대표이사 / 광주 MBC 방송화면 캡처 |
한편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을 일방적으로 철회하면서 국토교통부와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부정당업자 지정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은 2024년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기존 입찰 조건보다 2년이나 긴 108개월의 공사기간을 고집하다 결국 일방적으로 철회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의 사실상 공회전 상태가 이어졌고, 국토교통부는 현대건설에 대한 제재를 지속 추진 중이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특정 기간 국가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업의 입찰 참가 자격이 박탈된다.
이로 인해 사실상 공공사업 수주전에서 철퇴를 맞은 현대건설은 민간 도시정비사업장에서도 외면받으며 사면초가 상황에 빠진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압구정3구역, 성수1지구 등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사법리스크 및 부정당업체 지정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야말로 풍전등화 위기에 높인 현대건설과 함께 위험을 감수할 조합은 어디에도 없다"며 "부역에 대한 책임도 같이 지고자 하는 조합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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